
밤하늘을 수놓는 달은 단순히 아름다운 천체가 아닙니다. 지구의 자전 속도를 조절하고, 자전축을 고정시키며, 조석간만의 차를 만들어내는 생명 유지 장치입니다. 만약 달이 사라진다면 지구에는 어떤 재앙이 닥칠까요? 과학자들은 달의 부재가 지구 생명체 전체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달의 존재가 사실은 지구 생태계의 핵심 안전장치였다는 사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달이 제어하는 지구의 자전속도와 그 영향
달은 지구의 물을 지구 자전 반대방향으로 끌어당기면서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브레이크 장치처럼 작동하는데, 달이 없어지게 된다면 지구의 자전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가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들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달이 없는 지구의 자전 시간은 약 6시간에서 8시간 정도가 됩니다. 즉 지구의 하루는 현재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짧아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하루가 짧아지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다이나모 이론에 따르면 지구 내부에 있는 외핵 회전으로 자기장이 만들어지는데, 지구의 자전 속도가 빨라지면 외핵의 회전 속도도 빨라져 지구의 자기장이 강해지게 됩니다. 지구의 자기장은 치명적인 우주 방사능이나 태양풍을 차단하는 에너지 방어막 역할을 하는데, 자기장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지게 되면 태양에너지 역시 지금보다 더 많이 차단하게 됩니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가 줄어들게 되면 지표면이나 해수면에 닿는 에너지 량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지구 최초의 생명체로 꼽히는 남조류나 각종 식물들이 광합성을 하는데 큰 방해 요소가 됩니다. 이들의 광합성은 지구의 산소를 공급하는데, 부족한 태양에너지 때문에 이들의 산소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게 되고 결국 지구의 대기는 산소가 많이 부족하게 될 것입니다. 지구의 대기 비율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빠른 자전 속도로 인해 대기권은 시속 수백 km 급의 폭풍으로 뒤덮이게 된다는 점입니다. 하루 10시간의 자전 속도를 가진 목성의 대기가 실제 그러한데, 목성의 폭풍과 제트 기류는 아마추어 용 천체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구의 하루가 8시간으로 변한다면 시속 300km 정도의 바람은 흔한 일이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던 태풍 사라가 최대 풍속 시속 130km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시속 300km 짜리 폭풍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23.5도 기울어진 자전축의 비밀과 생명 유지
지구의 자전축은 23.5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지구가 이렇게 살짝 기울어진 채 태양을 공전하고, 이 때문에 계절의 변화가 생깁니다. 또한 햇빛이 지구에 넓게 퍼져서 지구의 기온이 비교적 좁은 범위 안으로 유지되기도 합니다. 즉 지구가 적당히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상에 생명체들이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45억 년 전 거대한 천체 충돌로 인해서 달이 형성됐다고 주장하는 대충돌 이론은, 이 당시의 충돌로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졌고 그 이후에는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의 인력이 지구 자전축의 각도를 23.5도로 일정하게 유지했다고 주장합니다. 달은 지구의 자전축을 고정시키는 안전 핀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마크 리차드슨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교수는 "달은 지구의 자전축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만약에 달이 없다면 지구는 목성처럼 됐을 것이다. 목성의 자전축은 적게는 15도에서 많게는 80도 가량 틀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안전핀 역할을 하는 달이 사라진다면 지구의 자전축은 바뀌어 버릴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살짝 더 기울어지거나 갑자기 똑바로 서는 정도가 아니라, 지구가 마치 쓰러지기 직전의 팽이처럼 요동치게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지구의 기후도 급격하게 변하게 됩니다. 따뜻하던 적도 지방에 갑자기 눈이 내릴 수도 있고, 1년 내내 얼음으로 덮여 있던 남극과 북극의 얼음은 모조리 녹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회전하는 물체에 외력이 작용할 때 물체는 평온하게 도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흔들리면서 돌게 되는데, 이를 물리학에서는 세차 운동이라고 합니다. 지구 역시도 회전하는 물체이기 때문에 세차 운동이 일어납니다. 지구는 과거에 자전축을 기준으로 2도 가량 진동한 적이 있었고 이 당시의 영향으로 빙하기가 찾아왔습니다. 화성의 자전축은 60도 폭으로 크게 흔들린 적이 있는데 이때 역시 화성에는 혹독한 기후 변화가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위성은 세차 운동을 막을 정도로 인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반면에 달의 중력은 지구의 진동을 잡아줄 정도로 그 힘이 충분했다"고 설명합니다.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 센터의 자크 라스가 박사는 "달이 없어지게 된다면 지구는 불안정하게 회전하면서 요동치고, 지구에 비치는 태양광 각도가 바뀌어서 극지방의 얼음은 모조리 녹게 될 것이다. 그 영향으로 해수면은 수십 미터까지 높아지고 쓰나미가 일어나고 전세계에 거대한 재난이 닥칠 것이다. 이 현상은 천 년 이상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구상의 환경이 너무나도 급격하게 변한다면 생물들은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모조리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조석간만의 차와 달의 방어막 기능
지구의 조석간만의 차 현상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달입니다. 당연히 달이 사라지게 된다면 밀물 썰물도 사라지게 됩니다. 미국 메인대 천문학 교수는 "태양 역시도 밀물과 썰물에 영향을 주지만 달보다 훨씬 힘이 약하다. 달이 사라지게 된다면 조수간만의 차가 지금보다 30%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조력발전도 불가능해지고 갯벌 생태계에도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조석간만의 차는 단순히 바닷물의 높이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해양 생태계 전체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입니다. 밀물과 썰물의 주기에 맞춰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번식하고, 먹이를 구하며, 생존 전략을 펼칩니다. 갯벌에 사는 생물들은 물이 들고 나는 시간에 맞춰 활동 패턴이 진화해왔는데, 이러한 자연의 리듬이 사라진다면 해양 생태계는 큰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달은 또한 자연이 만들어내는 지구 지킴이, 소행성 배리어 같은 역할도 합니다. 우주 탐사선이 촬영한 달의 뒷면에는 커다란 크레이터들이 많은데, 이것들은 모두 달과 소행성의 충돌로 만들어졌습니다. 달도 지구와 마찬가지로 중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달은 지구 주위를 돌면서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들을 잡아당깁니다. 덕분에 지구로 향하던 소행성 다수는 달에 부딪히게 됩니다.
만약에 달이 사라져버린다면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의 양 자체가 상당히 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운석들이 지구에 떨어지더라도 대기권 때문에 모조리 불타서 없어지는 게 대부분이긴 하지만,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 자체가 지구가 운석 때문에 피해를 입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6,5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것도 거대 운석의 충돌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달의 방어막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밤하늘에 해와 달을 기준으로 하루를 가늠하며 살아갑니다. 단순히 지구 근처를 떠도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달이 지구에 생명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주의 정교한 설계에 감탄하게 만듭니다. 달은 가깝고도 항상 고마운 위성이며, 매일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면서 기원하는 것은 인간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식이었습니다. 지구는 또한 얼마나 신비하고 이렇게 체계적으로 짜맞춘 멋진 행성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달이 있기에 우리의 오늘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출처]
달이 사라진 지구에 벌어지는 대참사 (인류 멸망 뷰엉이 멸망 ㅅㄱ) / 리뷰엉이: Owl's Review
: https://www.youtube.com/watch?v=2ja8iwtA1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