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행성인 목성은 지구에 가장 근접했을 때조차 약 6억 2800만 km나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빛의 속도로도 약 35분 이상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거리죠. 목성은 그 엄청난 크기와 독특한 무늬로 천문학자들의 관심을 끊임없이 받아왔습니다. 목성은 가스로 이루어진 행성이라 우리가 발을 디딜 딱딱한 지표면이 없으며, 깊이를 알 수 없는 액체 수소의 바다와 두꺼운 대기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노 탐사선을 비롯한 9대의 탐사선이 목성 근처까지 접근했지만, 어마어마한 방사선 수치와 극한의 환경 때문에 표면 착륙은 여전히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목성 대적점의 신비로운 실체
목성에서 가장 유명한 현상은 바로 대적점입니다. 이 붉은 큰 점은 지구보다 더 거대한 크기의 태풍으로, 천문학자 카시니가 1665년에 발견한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엄청난 폭풍입니다. 실제로는 발견 시기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 대적점이 소멸되지 않는 이유는 목성이 가진 무지막지한 에너지와 폭풍을 약화시켜줄 암석 지표면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관측에 따르면 이 거대한 폭풍도 과거에 비해 크기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 천문학계의 새로운 연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2017년 7월 주노 탐사선이 대적점을 가까이에서 촬영한 결과, 그 깊이만 해도 320km에 달해 지구의 평균 바닥 깊이보다 100배나 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적점 태풍의 속도는 시속 500km 이상으로, 지구에서 발생하는 강한 태풍보다 3배 이상 강력한 규모입니다. 이러한 수치만으로도 목성의 폭력적인 환경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무늬 속에 숨겨진 폭풍
목성의 무늬를 바라보면 마치 초코카라멜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이 납니다. 이 아름다운 색상과 무늬는 암모니아 얼음 입자로 이루어진 구름들이 대기 흐름을 따라 층층이 쌓이며 만들어낸 자연의 예술작품입니다. 밝은 부분은 고도가 높은 구름층이고, 어두운 부분은 상대적으로 낮은 곳의 구름인데, 이것이 마치 아이스크림의 층처럼 보이는 것이죠. 목성 내부 깊은 곳에서 발생한 화합물이 높은 고도까지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하면서 이런 독특한 무늬를 형성합니다.
만약 우리가 달의 위치에서 목성을 볼 수 있다면, 하늘 전체를 뒤덮은 거대한 목성의 모습에 압도당해 이른바 '목성 공포증'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모습 뒤에는 우주의 경이로움이 숨어 있습니다.
주노와 제임스 웹이 밝혀낸 목성의 비밀
목성을 연구하기 위해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입니다. 지금까지 9대의 탐사선이 목성 근처까지 갔지만 근접 비행하는 것으로만 끝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노 탐사선은 2016년 8월에 목성 주위를 처음으로 돌면서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사진들을 촬영해 보내왔습니다. 때로는 목성 상공 5000km까지 가까이 접근하면서 목성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주노 탐사선이 촬영한 적외선 사진을 통해 우리는 목성 표면의 온도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밝은 노란색은 고도가 낮은 영역이고 어두운 색은 고도가 높은 영역으로, 고도가 낮을수록 온도가 더 높습니다. 목성의 극지방에서는 특별한 소용돌이 현상이 관측되는데, 중앙에 있는 큰 소용돌이를 중심으로 8개의 작은 소용돌이가 회전하고 있습니다. 고도가 낮은 노란색 부분은 영하 13도 정도이고, 고도가 높은 어두운 색 부분은 영하 83도 정도입니다 .목성의 번개는 지구와 달리 주로 극지방에서 발생하며, 물과 암모니아가 섞인 '슬러시' 형태의 우박이 내리는 과정에서 강력한 전기 방전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2022년 공개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사진은 더 놀라웠습니다. 이전에 왔던 목성 사진보다 더 다양한 현상들이 담겨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목성의 얇은 고리가 보이는데, 목성도 토성처럼 고리를 가지고 있지만 워낙 가늘기 때문에 희미합니다. 가시광선으로는 보기 힘든 목성의 희미한 고리와 양쪽 극지방에서 빛나는 화려한 오로라까지 선명하게 담아냈습니다. 행성 밖에서 볼 때는 평화로운 예술 작품 같지만, 실제 구름 내부는 초고온의 열과 강력한 번개가 치는 지옥 같은 환경인 셈입니다. 2017년 10월에는 목성에서 33,000km 떨어진 곳에서 목성의 남반구를 촬영했고, 2019년 2월에는 목성 상공 13,000km에 접근하여 빠르게 소용돌이 치는 구름을 포착했습니다.
착한 목성이 지켜주는 태양계
목성의 거대한 크기는 단순히 태양계 내 기록에 그치지 않습니다. 목성의 지름은 지구의 열한 배이고, 부피는 지구의 1300배가 넘으며, 질량은 태양계 모든 행성을 합친 것보다 2.5배나 더 무겁습니다. 만약 달과 같은 위치에 목성이 온다면 지구가 목성의 위성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하게 보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목성의 중력은 지구보다 2.5배 강해서 지구에서 체중이 70kg인 사람이 목성에 가면 175kg이 됩니다. 목성 표면의 환경은 극한 그 자체입니다. 엄청난 속도의 태풍이 불고 번개가 끊임없이 쳐대며, 무지막지한 대기압력과 열, 지구의 2.5배나 되는 중력, 몇 초만 쓰여도 즉사하는 방사선에 피폭되는 환경입니다.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슈퍼 탐사선이 목성 표면에 진입할지라도 그 다음은 수천도로 뜨거운 액체 수소 바다가 문제입니다. 이 바다의 깊이는 최소 4만km 이상 된다고 추정하며, 바다 내부로 진입할수록 어마어마한 압력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목성 내부 탐사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무시무시한 중력은 지구에게 축복입니다. 우주에는 수많은 소행성들이 존재하는데, 가끔씩 소행성들이 태양이나 큰 행성의 중력에 끌려 돌진합니다. 만약 10km 이상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인류는 멸망해버릴 것입니다. 태양계 내로 진입하는 이런 위험한 소행성들 중 일부를 목성이 큰 중력으로 끌어당겨서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소행성이 목성 표면에 시속 21만 6천 km의 무시무시한 속도로 충돌한 후 촬영된 사진을 보면 이 충돌로 거대한 흔적이 남았는데 크기가 거의 지구만 합니다. 무서운 부분만 본다면 두렵지만, 위험한 소행성들을 지켜주는 고마운 역할을 생각하면 조금은 달콤하게 바라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지구 대신에 소행성을 온몸 바쳐 막아주는 착한 형 목성은 우리 태양계의 수호자인 셈입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위험한 환경을 가졌지만, 한편으로는 90여 개의 위성을 거느린 채 묵묵히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주는'태양계의 수호자'입니다. 멀리서 보면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고, 가까이서 보면 두려운 존재이며, 그 역할을 생각하면 고마운 존재인 목성. 이것이 우리가 목성을 계속 연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출처]
실제 목성의 모습 (우리가 일부 잘 모르는 목성의 모습)/우주플리즈: https://www.youtube.com/watch?v=Yf0la6PA9s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