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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방울의 소중한 우주인의 청결 관리

by ulog 2026. 2. 28.

 

무중력 상태로 둥둥 떠다니는 물방울과 함께 노린스 샴푸를 사용하여 머리를 감고 있는 우주인의 실제 같은 모습

고된 하루일과를 마치고 뜨거운 샤워기를 맞으면 정말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특히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를 가지 않는 주말에 한창 끌려다니다가 뜨거운 물줄기를 맞으면 피로가 쑥 씻어내려 가는 것 같죠. 직장에서 야근에 시달리거나 늦게까지 일 했을 때 혹은 너무 힘든 날에 따끈한 물을 받아 반신욕을 하는 것 또한 최고의 힐링입니다.

물론 가끔 씻으면서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갑자기 펑펑 나오던 물이 졸졸졸 나와서 스트레스를 받은적이 있어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보니 밸브 문제라고 하더군요. 다행히도 전화 한 통으로 바로 해결되는 일이라 다시 쭉쭉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외도 엄청 추운 겨울 날 큰맘 먹고 욕실에 들어가 물을 틀었는데 따뜻한 물이 안 나오고 찬 물이 나올 때의 그 당혹감! 이런 사소한 불편함들은 우리를 종종 짜증나게 합니다. 하지만 우주인들이 청결관리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안다면 이런 투정들은 엄청난 사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주선에서는 탕 목욕은 커녕, 아예 물 줄기를 맞으면서 씻는 행위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거든요.

물방울이 '흉기'가 되는 무중력의 세계

우주선에서 지구처럼 샤워기를 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여러 번 말씀 드렸다시피 우주공간엔 중력이 없습니다. 중력이 없으니 물은 아래로 흐르지 않고 사방팔방으로 떠다니게 됩니다. 지구에서처럼 단순히 바닥이 젖고 끝나는 수준이 아닌 거죠. 그야말로 천장, 벽, 바닥은 물론이고 공중에 수천 개의 투명한 구슬이 떠다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어떻게 생각하면 아름다운 모습일 것 같긴 합니다만, 문제는 이 물방울들이 단순 청소거리가 아니란 점입니다.

이 물방울들이 우주선의 정밀한 기계 사이로 스며들면 합선이나 고장을 일으켜 우주선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수영장에서 발차기를 너무 열심히 한 탓에 옆에 둔 휴대폰이 홀딱 젖어버린 기억이 납니다. 전원이 켜지지 않고 검은 화면만 보일 때의 그 절망감...  백 얼마짜리 휴대폰 약정이 날아가도 이렇게 슬픈데, 수조 원대 우주선이라면 어떨까요? 정말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일입니다.


심지어 자는 동안 코 주위에 물방울이 맺히면 숨을 쉬지 못하는 질식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시원하게 목욕하려다가 정말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우주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욕실'이라는 공간이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샴푸는 바르고, 몸은 '박박' 닦아내고

그렇다면 우주인은 어떻게 청결을 유지할까요? 그 과정은 '고양이 세수'의 끝판왕 같습니다. 우리 집 고양이의 경우도 하루종일 온 몸을 비틀어가며 그루밍을 아주 열심히 하지만, 그래도 일이 년에 한 번은 본인은 원하지 않더라도 저희의 강제로 인해 목욕 신세를 지며 비명을 지르는데요. 그런데 우주인은 그 고양이보다도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평생 버텨야합니다.

  • 거품 없는 샴푸: 물이 필요 없는 '노린스 샴푸'를 머리에 짜서 비빈 뒤 수건으로 쓱 닦아내는 게 전부입니다.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풍성한 거품과 두피를 타고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의 시원함은 우주에서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 물 한 컵의 사투: 몸을 씻을 때는 비누 성분이 섞인 특수 액체를 피부에 골고르 바르고 젖은 수건으로 피부가 빨개질 때까지 박박 닦아냅니다. 뜨거운 물이 나오길 기다리며 차가운 물을 무심코 흘려보내던 우리의 모습이 엄청 사치스럽게 느껴집니다.

속옷을 일주일 넘게 입는 이유

더 충격적인 건 우주선에는 세탁기 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빨래를 한 번 하려면 엄청난 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귀한 물을 고작 옷 빠는데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우주인들은 옷을 최대한 오래 입습니다.

심지어 속옷조차 일주일 넘게 입기도하며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옷은 세탁하는 대신 소각하거나 쓰레기선에 실어 보내서 지구 대기권에서 태워버립니다.

"오늘 뭐 입지?" 고민하며 매일 새 옷을 갈아입고, 향긋한 섬유유연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일상이 얼마나 축복이고 감사한 일인지 싶습니다. 물론, 이렇게 버려지는 옷들을 생각하면 '우주 쓰레기' 문제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지구에서도 우주에서도 우리가 남기는 흔적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가 참 어려운 숙제인 것 같습니다.
결국 우주인의 청결은 '상쾌함'이나 '미용'보다는  '생존'을 위한 관리에 가까웠습니다. 오늘 밤, 물을 마음껏 쓰며 개운하게 씻고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우주인보다 훨씬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셈입니다.
지루한 일상이라고 느꼈던 순간들이 사실은 지구의 중력이 선물한 거대한 혜택이었다는 것, 오늘 저녁엔 깨끗하게 씻으면서 그 고마움을 온몸으로 느껴봐야겠습니다. 여러분도 중력 덕분에 누리는 이 사소한 행복에 한 번 즐거워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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