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하늘에서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며 우리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 수천 년 동안 항해자들과 탐험가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이 별은 단순히 밝게 빛나는 하나의 점이 아닙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북극성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들을 발견했으며, 최첨단 관측 장비로도 기본적인 측정조차 어렵다고 말합니다. 북극성이 품고 있는 수수께끼 같은 비밀들을 하나씩 파헤쳐 보겠습니다.
북극성은 하나가 아닌 삼중성계
북극성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 그릇 끝부분에 있는 메라크와 두베라는 두 별을 찾아 그 거리의 약 다섯 배를 연장하면 밝게 빛나는 북극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은곰자리의 손잡이 끝에 위치한 이 별은 지구의 자전축 거의 정확히 위에 자리 잡고 있어 다른 별들이 밤하늘을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보여도 북극성만은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북극성이라 부르는 이 천체는 사실 훨씬 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779년 윌리엄 허셜이 북극성 B를 발견한 이후, 1899년 천문학자 윌리엄 월리스 캠벨은 북극성 A의 시선 속도가 변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동반성이 존재한다는 증거였고, 1929년 분광학을 통해 이 사실이 확증되었습니다. 그리고 2006년 허블 망원경 덕분에 북극성의 세 번째 별인 북극성 AB의 첫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극성은 세 별이 중력에 묶여 삼중성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장 밝은 북극성 AA는 우리가 흔히 북극성이라 부르는 그 별로, 진화한 노란색 초거성입니다. 이 별의 질량은 우리 태양의 5.13배에 달하고 지름은 무려 46배나 더 큽니다. 만약 북극성 AA를 우리 태양계에 놓는다면 수성까지 가는 거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북극성 AA의 동반성인 북극성 AB는 함께 이중성계를 형성하며 29.6년마다 한 바퀴를 공전합니다. 세 번째 별인 북극성 B는 안쪽 두 별 주위를 3만 년마다 한 바퀴씩 도는데, 그 거리가 자그마치 3,860억 km에 달합니다. 이는 보이저 1호가 48년간 여행한 거리보다도 무려 2배는 더 먼 거리입니다.
나사의 찬드라 X선 망원경이 포착한 북극성의 실제 이미지를 보면 숨이 멎을 듯한 장관이 펼쳐집니다. 북극성 주변에는 통합 플럭스 성운이라 불리는 구조가 있는데, 이 성운은 주로 먼지 입자와 수소, 일산화탄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성운이 북극성을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별 뒤쪽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성운은 단 하나의 별이 아닌 우리 은하에 있는 모든 별들의 통합된 빛의 에너지에 의해 빛을 발합니다.
| 별 이름 | 특징 | 공전주기 |
|---|---|---|
| 북극성 AA | 노란색 초거성, 태양 질량의 5.13배 | - |
| 북극성 AB | 북극성 AA의 동반성 | 29.6년 |
| 북극성 B | 거리 3,860억 km | 3만 년 |
중력으로 묶여 있는 삼중성계라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북극성의 관측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300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북극성은 밤하늘에서 유난히 반짝이며 빛나지만, 실제로 관측 장비로 정밀하게 측정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북극성이 단순한 별이 아니라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우주 지도를 만드는 세페이드 변광성의 수수께끼
북극성 AA는 세페이드 변광성이라는 희귀한 종류의 별에 속합니다. 세페이드 변광성은 우주 지도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열쇠 중 하나입니다. 1908년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은 하버드 천문대에서 소마젤란 은하를 연구하며 세페이드 변광성들을 관찰했습니다. 이 별들은 예측 가능한 주기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 규칙적인 맥동 주기를 보였습니다.
헨리에타 레빗은 세페이드 변광성의 겉보기 밝기와 맥동 주기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별이 더 밝을수록 맥동 주기를 완료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이 발견으로 세페이드 변광성은 우주의 표준 촛불이 되었습니다. 맥동 주기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면 그 별의 진짜 밝기를 알아낼 수 있고, 실제 밝기를 알면 그 별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전구가 더 어둡게 보인다면 그만큼 더 멀리 있다는 원리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과학자들은 북극성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북극성 A는 세페이드 변광성 중에서도 여러 면에서 꽤나 특이한 녀석입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과학자들은 북극성 A의 가장 밝은 지점과 가장 어두운 지점 사이의 밝기 차이, 즉 진폭이 0.11등급 이상에서 0.05등급 미만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부터 다시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한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북극성의 이런 패턴은 다른 세페이드 변광성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북극성은 진폭만 이상한 게 아닙니다. 지난 150년간 약 4일 주기였던 북극성의 주기가 매년 4.5초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북극성 주기가 이렇게 빠르게 변한다는 것은 아주 급격하게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천문학자들은 북극성의 이 특이한 행동에 대해 어쩌면 북극성 A가 생애 주기에 있어 불안정한 단계에 진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합니다.
대부분의 세페이드 변광성들은 생애 주기 동안 세 번의 큰 불안정한 이벤트를 겪습니다. 첫 번째는 1만 년에서 10만 년 정도 지속되며 중심부의 수소 핵융합이 멈추고 별이 주계열성에서 벗어나 적색거성 또는 초거성으로 향할 때 발생합니다. 두 번째 불안정 단계는 별의 중심부에서 헬륨 핵융합이 시작될 때 발생하며 약 10만 년에서 1천만 년 정도 걸립니다. 마지막으로 헬륨마저 고갈되면 다시 팽창하고 세 번째 불안정 단계에 진입합니다.
우리가 관측한 거의 모든 세페이드 변광성은 대부분 두 번째나 세 번째 단계에 있어 그들의 행동은 비교적 예측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불안정 단계에 있는 세페이드 변광성을 포착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그래서 이 상태에서 그들의 행동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아직 북극성이 어떤 불안정 단계에 있는지에 대해서도 합의된 의견이 없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첫 번째 단계라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과학자들은 세 번째 단계임이 틀림없다고 말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10년부터 북극성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관측 결과입니다. 북극성 AB가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서로 지나칠 때 북극성을 방해했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했지만 확실한 것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변화는 우주 지도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세페이드 변광성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만약 세페이드 변광성에 대한 우리의 모델이 틀렸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것은 어쩌면 우리의 우주 지도 또한 틀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북극성 항성진화 모델의 모순과 나이 불일치
북극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것은 최신 관측 장비를 사용해도 생각보다 훨씬 더 까다롭습니다. 첫째, 북극성은 수백 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시차 변화량은 그만큼 작아집니다. 여기에 북극성이 가까운 동반성을 가진 세페이드 변광성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지면 밝기를 기반으로 한 거리 측정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그 추정치는 323광년에서 520광년까지 다양하며 과학계에서도 아직 합의된 결론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히파르코스 임무는 북극성이 434광년 떨어져 있다고 했지만 ESA의 가이아 데이터는 447광년이라고 제시했습니다.
북극성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면 그 별의 질량과 반지름 그리고 별의 광도 같은 다른 특성들을 추정하는 것 또한 복잡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가 가진 북극성의 나이와 질량, 맥동 주기에 대한 추정치는 우리의 항성 진화 모델과는 전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북극성 AA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덜 무거운 것으로 보이며 동반성인 북극성 B보다 더 어리게 나타났습니다.
천문학자들의 설명 중 하나는 항성 진화 모델 자체의 한계 때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별은 자전하며, 이 자전은 별의 구조와 진화 그리고 맥동 행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전을 모델링하는 것은 많은 미지수를 포함하고 있어 많은 연구자들은 이같이 중요한 요소들을 항성 진화 모델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북극성 AA와 같은 별의 경우 이러한 누락된 예측값이 상당한 오차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별들이 어떻게 진화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물리학적 요소를 놓치고 있다면 이것은 세페이드 변광성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북극성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는 나이 불일치 문제입니다. 북극성 AA와 북극성 B가 중력적으로 묶여 있는 것이 맞다면 아마도 이들은 동시에 형성되었을 것이고, 같은 나이일 거라 예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관측 결과는 정반대를 가리켰습니다. 447광년 떨어져 있다고 가정했을 때 북극성 A는 약 5천만 년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극성 B는 20억 년이나 되었다고 추정되었습니다. 같은 시스템 내에서 이렇게 큰 나이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과학자들은 몇 가지 이론들을 검토하며 북극성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중 한 가지 이론은 강력한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북극성 B가 북극성 A의 동반성이 애초에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아이디어는 1950년대부터 우리가 알고 있던 푸른 방랑자 현상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 관측 요소 | 북극성 AA | 북극성 B |
|---|---|---|
| 추정 나이 | 약 5천만 년 | 약 20억 년 |
| 거리 추정치 | 323~520광년 | 동일 |
| 특이사항 | 세페이드 변광성 | 나이 불일치 수수께끼 |
구상 성단은 별들이 거의 같은 시기에 형성된 밀집된 별들의 집단입니다. 그런데 1953년 천문학자 앨런 샌디지 박사는 일부 별들이 다른 별들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인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는 이 별들을 푸른 방랑자라 이름 붙였으며 이 별은 더 푸르고 더 뜨겁고 더 무거웠습니다. 우리는 이 푸른 방랑자들이 이중성계의 별들과 합쳐질 때, 즉 별들이 서로 충돌해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별들이 서로 충돌할 때 실제 나이보다도 훨씬 젊어 보이는 별이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북극성 AA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졌을 수 있습니다. 원래 가까이 있던 다른 별과의 충돌로 인해 합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합병설은 아직 추측에 불과하지만, 북극성계가 우리의 항성 진화와 이중성계 형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얼마나 많은 질문들을 던지는지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하지만 이 가설의 문제점은 이중성 충돌이 별의 진화 모델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확률이 낮은 시나리오일지라도 우주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결국 이 나이 차이는 북극성계를 둘러싼 큰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게 되었습니다.
북극성은 정말 중요한 존재입니다. 지구는 쉬지 않고 자전하며 이것이 태양이 뜨고 지며 별들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이유입니다. 우리 행성은 또한 기울어져 있어 사계절을 가집니다. 만약 우리가 지구의 자전축을 따라 선을 긋고 그 선을 북극 너머로 300광년 이상 연장한다면 그 가상의 선의 끝에는 바로 북극성이 있을 것입니다. 북극성은 항상 거의 같은 지점에 머물며 늘 북쪽을 가리킵니다. 만약 여러분이 적도에 있다면 북극성은 수평선 바로 위에 보이며 북극에서는 머리 바로 위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말해 북극성은 하늘에서 별의 높이를 이용해 필요한 방향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지구의 어딘가에 있든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흥미롭게도 남극성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팽이를 돌리면 팽이의 끝부분은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데, 우리는 이 현상을 세차 운동이라고 부릅니다. 지구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오늘날 북극성이 우리의 북극성이지만 영원히 남아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구의 자전축은 팽이가 돌듯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긴 시간 동안 지구의 축은 마치 균형을 잃기 시작하는 팽이의 느린 회전처럼 원형 경로를 그리며 움직입니다. 그 결과 우리의 천구의 극은 닫힌 원을 그리며 이동하면서 다양한 별들을 지나치게 됩니다.
기원전 3천년경에는 용자리에 있는 투반이라는 별이 북극성이었습니다. 이 시기는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지었던 때와 비슷합니다. 우리의 북극성은 서기 500년경이 되어서야 비로소 지금의 북극성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북극성은 지구의 북극에 더 가까이 이동해 결국에는 바로 북극점 위에 위치하게 될 것입니다. 그 후에는 다시 멀어지기 시작하겠지만 서기 3천 년까지는 북극에서 가장 가까운 별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약 13,000년 후에는 베가라는 별이 북극성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수천 년 동안 북극성은 바다와 사막을 건너는 하늘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항상 같은 자리에 떠서 과거에도 지금도 우리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별입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하여 항상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란 의미로 노래나 시, 문학에서도 사용되는 감성적인 별이기도 합니다. 매일 북쪽을 바라보면 항상 북극성이 있어 위로를 받고, 별자리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북극성은 우리에게 다른 방식으로 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바로 별과 우주, 심지어 우리 자신도 모르는 과학적 한계에 대해 엄청난 질문들을 던지면서 말입니다. 그동안 계속 떠있고 먼 과거에도 사람들의 지표가 되어주었던 북극성이 바뀔 수도 있다니 우주의 모습은 아름답고 멋집니다. 중력으로 묶여있는 삼중성계라는 사실, 세페이드 변광성으로서 우주 거리 측정의 기준이 되면서도 스스로는 수수께끼투성이라는 점, 그리고 실제로는 관측 장비로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사실까지 모두 신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출처]
북극성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북극성을 잃게 될지도... Polaris #우주다큐 #수면다큐? /우주의 발견: https://www.youtube.com/watch?v=yc-h1bd6Q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