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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속 DHA 성분 (우주 연구, 조류 영양, 신생아 발달)

by ulog 2026. 3. 10.

새벽 3시, 어둑한 주방에서 피곤한 부모가 DHA 함량을 확인하며 분유를 타는 모습 우주 기술이 일상의 젖병 속 영양소로 이어지는 순간을 시각화

새벽 세 시,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 부엌으로 향하던 그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분유통을 열며 뒷면의 영양성분표를 유심히 살펴보던 순간들이요. 특히 'DHA 함량'이라는 글자를 유심히 찾아봤었어요. 제가 아이에게 주는 이 분유 한 스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속에 담긴 핵심 영양소가 사실은 화성 탐사를 준비하던 과학자들의 연구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젖병을 바라보는 제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이 글은 저처럼 밤마다 분유통과 씨름하는 부모님들께, 그리고 우주 기술이 우리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궁금한 분들께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우주선 안 생명 유지 시스템에서 시작된 조류 연구

1980년대 초반, NASA는 CELSS(Closed Ecological Life Support System)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CELSS란 우주선 내부에서 산소, 식량, 물을 순환시키며 인간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게 만드는 밀폐형 생명 유지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화성까지 가는 긴 여행 동안 우주비행사들이 먹을 식량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했고, 그 해답을 미세조류에서 찾았습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마틴 마리에타 연구소(Martin Marietta Laboratories)가 NASA와 계약을 맺고 진행한 이 연구는 단순히 우주식량 개발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미세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내고, 동시에 우주비행사들의 배설물을 분해하며, 영양가 높은 식품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던 거죠. 솔직히 처음 이 내용을 접했을 때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조류라니, 그게 아기 분유랑 무슨 상관인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1985년, 마틴 마리에타가 생명과학 연구 지원을 중단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쌓아온 조류 배양 기술과 화합물 추출 전문성을 버리기 아까웠던 겁니다. 리처드 J. 래드머 박사, 데이비드 J. 카일 박사, 폴 W. 베렌스 박사를 포함한 연구팀은 같은 해 5월 회사를 떠나 알가텍스(Algatex)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몇 달 후 마텍 바이오사이언스(Martek Biosciences Corporation)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분유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영양 밸런스'였습니다. 모유를 못 먹이는 죄책감을 덜어주는 건 바로 이 영양성분표였거든요. 마텍의 과학자들도 비슷한 고민을 했을 겁니다. 우주에서 필요한 완벽한 영양원을 찾던 그 열정이, 지구의 신생아들에게로 향한 거죠.

모유 속 DHA를 분유에 담아낸 Formulaid 기술

마텍이 개발한 Formulaid®는 해조류 기반의 식물성 오일입니다. 이 제품의 핵심은 DHA(Docosahexaenoic acid, 도코사헥사엔산)와 ARA(Arachidonic acid, 아라키돈산)라는 두 가지 다중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DHA란 뇌의 회백질과 망막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오메가-3 지방산으로, 아기의 뇌 발달과 시력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영양소를 말합니다.

문제는 이 DHA와 ARA가 모유에는 자연적으로 들어 있지만, 당시 대부분의 조제분유에는 없었다는 겁니다. 인체는 DHA를 자체적으로 합성하는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태아는 임신 중 엄마의 자궁에서, 신생아는 모유를 통해 이 성분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모유 수유가 어려운 아기들은 어떻게 하나요? 저도 초반 한 달간은 모유가 충분히 나오지 않아서 급하게 분유를 타 줘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이 아이 두뇌 발달은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죠.

1994년, 마텍은 Formulaid에 대한 미국 특허를 획득했고, 같은 해 유럽의 주요 영양 제품 제조사인 뉴트리시아(Nutricia)와 계약을 맺었습니다(출처: NASA Spinoff). 뉴트리시아는 미숙아용 조제분유에 Formulaid를 첫 적용했고, 이후 모든 영유아용 조제분유로 확대했습니다. 영국 영양재단(British Nutrition Foundation)과 유엔 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인간영양전문가위원회(FAO/WHO Expert Committee on Human Nutrition) 같은 권위 있는 기관들도 DHA와 ARA의 분유 첨가를 공식 권장했습니다(출처: FAO).

실제로 분유를 비교하며 매장을 돌아다닐 때, 저는 이런 성분들을 하나하나 체크했습니다. 특히 미숙아나 저체중아로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자궁 내에서 충분한 DHA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분유를 통한 보충이 더욱 중요하다는 내용을 읽고 나서는 더 신중해졌죠. 제 주변에도 아이가 모유를 거부해서 분유만 먹였던 엄마가 있었는데, 그분도 DHA 수치를 보며 브랜드를 바꿨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텍은 스위스의 산도즈 뉴트리션(Sandoz Nutrition), 이스라엘의 마아보롯 프로덕츠(Maaborot Products), 그리고 미국의 아메리칸 홈 프로덕츠(American Home Products)와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의 미드 존슨 사업부(Mead Johnson Division)와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미국 내 업체들은 FDA 승인을 기다렸고, 1996년에는 미숙아용, 1997년에는 모든 영유아용 조제분유에 Formulaid가 적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마트에서 쉽게 집어 드는 분유 캔 속 DHA 성분이, 사실은 이렇게 긴 여정을 거쳐 온 거였습니다.

첨단 우주 기술이 주방 싱크대 위 젖병 속에 들어 있다니 너무 신기합니다. 아이가 젖병을 힘차게 빨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상상을 했습니다. '이 아이 몸속으로 들어가는 영양분이 언젠가 인류가 화성에 갈 때 쓰일 기술에서 왔다니, 어쩌면 우리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매일 우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장난스럽게 "밥 잘 먹고 쑥쑥 자라서 우주선 탈 거야?"라고 말을 건네는 일상이, 그 뒤로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분유를 따질 때 가장 중요한 건 영양성분입니다. 모유와 비슷한 성분을 갖춘 제품을 찾기 위해, 아이의 배앓이가 덜한 것을 찾기 위해 엄마들은 발품을 팔고 성분표를 비교합니다. 그 과정에서 DHA라는 낯선 알파벳 세 글자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되고, 그게 사실은 우주 탐사를 위한 연구에서 시작됐다는 걸 알게 되면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미숙아든 만삭아든,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이 작은 성분 하나가 품고 있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웅장했습니다. 집에서 일하며 아이를 돌보는 저에게, 최첨단 기술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제 손안 젖병 속에 있었습니다.


참고: https://spinoff.nasa.gov/spinoff1996/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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