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날씨가 봄이 다가옵니다. 대청소를 해야할 생각에 한숨이 가득입니다. 집을 쓸고 닦고 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픕니다.
이제 곧 새 아파트로 이사를 앞두고 있다 보니 새 집에서 쓰일 여러 추가 비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새집이라도 공사 먼지가 가득할 텐데 아이 호흡기에 안 좋을까 봐 걱정이 태산이죠. 입주 청소 업체도 찾아보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머릿속은 온통 '청소'와 '먼지'뿐입니다.
그러다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방이 꽉 막힌 우주선 안에서는 먼지를 어떻게 치울까? 창문도 못 여는데 먼지가 쌓이면 기계가 고장 나지 않을까?" 우주선에 대해서 많이 알아보았지만 이 부분은 생각을 못 해본 기분이였어요.
조사해 보니 우주에서의 먼지는 단순한 청소 문제가 아니라 우주비행사의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였습니다. 하긴 새 집에서도 먼지나 새집증후군으로 인해 생명이나 건강에 직결되기도 하니 우주같이 하나 하나의 자원이 소중한 공간에선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오늘은 우주의 먼지 잡는 기술이 어떻게 우리 집 거실의 공기청정기로 들어왔는지, 그 놀라운 스핀오프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우주선 먼지의 정체: 80%는 사람의 몸에서 나온다?
지구에서는 먼지가 바닥으로 가라앉아요. 그래서 저의 경우는 보통 무선 청소기로 닦고 먼지 털이를 사용해서 곳곳에 내려 앉은 먼지를 닦는 청소를 하는데요. 무중력 상태인 우주선에서는 먼지가 둥둥 떠다닌다고 합니다. 대체 이걸 어떻게 청소하죠. 이 먼지의 정체를 알면 더 기겁스럽습니다.
- 피부 각질과 머리카락: 우주비행사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과 머리카락이 먼지의 80%를 차지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집에 쌓인 먼지들도 각질과 머리카락이 꽤 많을 거라 생각하니 어디서 먼지가 들어온지 범인을 잡을 수 있겠네요. 그리고 저는 고양이도 키워서 그 고양이 털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 치명적인 위험: 이 미세한 입자들이 둥둥 떠다니다가 우주비행사의 폐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거나 정밀 장비의 회로에 끼어들어 합선을 일으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집니다. 합선의 경우는 정말 위험하겠죠?
- NASA의 해결책: 그래서 NASA는 우주선 내부의 공기를 강제로 순환시키며 미세한 입자까지 걸러내는 강력한 여과 시스템을 개발해야만 했습니다.
NASA의 유산, HEPA 필터와 공기 정화 기술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우리가 공기청정기를 살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HEPA(High-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입니다.
- 기원: 원래 원자력 연구 중 방사성 입자를 막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이를 상용화하고 극한의 효율로 끌어올린 것은 NASA였습니다. 우주선의 폐쇄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세먼지를 99.97% 이상 차단하는 기술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죠.
- 이산화탄소 제거와 활성탄: 먼지뿐만 아니라 우주비행사가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걸러내는 기술은 현재 우리 집 공기청정기의 탈취 필터(활성탄 필터) 기술로 이어졌습니다. (출처: NASA Spinoff - Cleaning the Air Inside and Out) 저희 집 공기청정기도 바로 HEPA 필터로 이루어진 공기청정기인데 이것 또한 우주 기술이라니 우리 삶에 우주가 없는 부분을 찾는게 빠를 것 같습니다.
'우주급' 청소 팁
NASA의 기술력을 공부하며 얻은 힌트를 통해 청소를 해보려고 해요.
- 공기청정기 위치 : 우주선처럼 공기를 계속 흐르게 해야 먼지가 가라앉지 않고 필터로 들어갑니다. 공기청정기를 구석이 아닌, 공기 흐름이 원활한 곳에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금 집에서도 거실의 구석에 두었는데요. 지나다니는 통로로 옮겨놔야겠다 싶습니다. 여기서 하나의 팁을 또 얘기하자면 집에서 초음파 가습기를 공기청정기 바로 옆에서 틀면, 물 입자가 필터에 달라붙어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는 최대한 멀리 두는 '전략적 배치'가 필수입니다. 또한 공기 청정기를 선택할 때에는 적어도 H13 등급 이상의 헤파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침구 청소의 중요성: 먼지의 주범이 우리 몸의 각질이라면 침구 청소기를 자주 돌리는 것이 청결을 유지하는 지름길이겠죠. 그런 핑계로 침구나 소파의 청소기도 살까 고민 중 입니다. 그게 어려우면 침구를 자주 털어주기라도 해야겠어요. 하지만 섬유 사이사이에 정전기로 달라붙은 각질은 단순한 털기만으로는 제거가 어렵습니다. UV 살균 기능이나 진동 펀치 기능이 있는 침구 청소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사야할 것이 하나 늘었네요.
- 정전기 청소 유도법 : 공기청정기를 돌려도 가구 위나 가전제품 위에 내려앉는 먼지는 참 골칫거리입니다. 이걸 그냥 마른걸레로 닦으면 먼지가 공중으로 다시 날아가 버리거든요. 이때 NASA가 우주선 외부의 치명적인 '달 먼지'를 막기 위해 연구한 기술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NASA는 우주복이나 태양광 패널에 정전기로 달라붙는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전기역학적 먼지 차단막(EDS)'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전기장을 이용해 먼지를 밀어내거나 한곳으로 유도하는 기술이죠. 우리 집에서는 '정전기 청소포'를 통해 가능해요. 한방향으로 쓸고, 자체적으로 정전기가 많이 발생하는 TV나 컴퓨터 모니터를 관리해주면 더 쾌적한 환경을 유지 가능해요.
가장 먼 곳의 기술이 가장 가까운 곳을 지켜주기까지
80개가 넘는 우주나 과학의 이야기를 써오면서 매번 느끼지만 저 멀리 안드로메다를 향한 인류의 도전이 결국은 저희가 숨 쉬는 거실의 공기 한 줌을 깨끗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감동적입니다. 창문도 열 수 없는 우주선 안에서 먼지와 사투를 벌였을 NASA 엔지니어들 덕분에 우리집도 더 반짝반짝 할 수 있는 팁을 얻어갑니다.
※ 본 포스팅은 NASA의 공식 기술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NASA Spinoff: "Air Purification Technology for Home and Space" (https://spinoff.nasa.gov/)
- NASA Glenn Research Center: "Advanced Filtration Systems in Microgravity" (https://www.nasa.gov/)
- NASA Science: "Managing Particulate Matter in Closed Ecosystems" (https://science.nasa.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