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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식량의 실체: 고기 육즙 대신 동결건조 음식

by ulog 2026. 3. 1.

우주 식량의 실체: 식감과 맛보다는 무중력 환경에서의 안전을 위해 파우치 형태로 제작된 우주인의 식사 장면

 

오늘 저녁 가족들과 고기를 구워 먹으며 문득 우주인의 식사에 대한 궁금증이 떠올랐습니다. 우주에서는 고기가 둥둥 떠다닐테니 당연히 고기를 못 먹는다지만, 그렇다면 역시 중력때문에 먹을 수 있는 건 한정적일까? 캡슐이나 짜먹는 음식으로만 의존해서 먹을까 싶었습니다. 거기에 우주정거장으로 화물을 보낼 때 드는 비용은 1kg당 무려 1,900만 원. 우리가 식탁에서 당연하게 누리는 고기 한 점, 찌개 한 그릇이 우주로 간다면 금값보다 비싼 '초호화 메뉴'가 되는 셈이죠. 지구에서  느끼는 맛도 느낄 수 없겠지만 충격적인 금액이죠. 우주 식량의 맛과 식감은 어떨까요?

동결건조 기술, 수분을 없애야 하는 이유

우주 식량 개발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동결건조(Freeze Drying)입니다. 여기서 동결건조란 식품을 급속 냉동한 뒤 진공 상태에서 수분을 승화시켜 제거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음식의 무게가 크게 줄어들어 운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운송 비용을 줄여야하니 음식의 무게를 줄이다가 생긴 일이죠. 하지만 수분이 빠진 음식은 식감이 치명적입니다.

예전에 군대에서 그 유명하다는 '맛다시' 비빔밥을 먹어본 적이 있는데, 사실 제 입맛엔 그냥 그랬거든요. 지구라는 더 나은 환경에서 먹는 전투식량도 이 정도인데, 수분을 쏙 뺀 우주 식량은 오죽할까요? 아삭함이나 쫄깃함 같은 '씹는 맛'이 사라진 식사는 즐거움보다 생존을 위한 숙제에 가까워 보입니다.

 

우주선에서 '콜라'와 '가루 소금'이 금지된 이유

우리가 흔히 즐기는 탄산음료와 가루 양념도 우주에선 위험물질입니다.

  • 가루의 반란: 소금이나 후추 가루를 뿌리는 순간, 무중력 상태에서는 사방으로 퍼져 우주인의 눈이나 코로 들어갑니다. 또한 우주인의 몸에 들어가는 문제가 아니라 정밀 기계 필터를 막아 고장을 일으킬 수도 있죠. 여기서 또 기계의 값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그래서 우주에서는 소금과 후추를 '액체 상태'로 짜서 바릅니다 초기 우주 식량은 우유조차 팩에 빨대를 꽂아서 마셔야 했고, 모든 음식이 진공 포장되거나 수분이 제거된 형태로 제공되었습니다(출처: NASA).
  • 눈물의 탄산음료: 시원한 콜라 한 잔도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중력이 없으면 위장 속에서 액체와 가스가 분리되지 않습니다. 탄산을 마시고 트림을 하면 가스만 나오는 게 아니라 음식물과 액체가 함께 역류하는 일명 '젖은 트림(Wet Burp)'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식사가 고역이 될 수밖에 없죠.

무중력 환경에서의 소화 과정

다행히 음식은 무중력에서도 정상적으로 소화됩니다. 식도 근육이 파도처럼 움직여 음식을 밀어내는 연동운동(Peristalsis) 덕분입니다. 지구에서 물구나무를 서서 음식을 먹어도 역류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죠. 위(胃)에는 유문(幽門)이라는 근육 밸브가 있어서 음식이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고, 소화액을 분비해 음식을 분해합니다.

다만 우주에서는 천천히 조금씩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장 속 음식물이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급하게 먹으면 소화 과정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출처: European Space Agency). "밥 먹고 바로 눕지 말라"는 조상님들의 지혜가 바로 철칙인 상황입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장기간 생활 시 뼈와 근육이 약해지는 칼슘 손실이 심해 뼈가 약해지기 때문에, 맛이 없어도 칼슘이 듬뿍 든 영양 위주의 식단을 먹어야합니다. 최대한 맛이 있도록 하기 위해 우주 식량 개발자들은 향신료를 추가하거나 자극적인 맛을 넣어서 식욕을 유지하도록 신경 쓴다고 합니다. 

한국 음식이 우주로 간 사연

현재 우주정거장에는 한국인 우주인이 한 명도 없지만, 우주 식량 메뉴에는 한국 음식이 14가지나 등재되어 있습니다. 김치, 라면, 불고기, 비빔밥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요청이 아닌 러시아의 요청으로 우주로 보내지게 되었다고 해요. 저는 이 소식이 반가웠습니다. 비빔밥은 기내식으로 먹어도 맛의 변화가 적고 맛있잖아요? 아마 우주에서도 우리 나라의 비빔밥은 맛있는 맛으로 우주인들의 퍽퍽한 생활에 한 줄기 빛이 되주지 않을까요? 영양적으로도 나름 훌륭하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또 스트레스 받을 땐 매운 것을 먹으면 기분이 풀리기도 하잖아요. 우주인들의 스트레스를 확 풀어주는 음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주에 대한 낭만은 누구나 꿈꿉니다. 하지만 씻는 것도, 자는 것도, 심지어 먹는 즐거움까지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알고 나니 저는 자신감이 뚝 떨어집니다. 나중에 스마트폰 앱으로 우주까지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모를까, 배송비 2,000만 원을 추가로 내면서까지 가고 싶지는 않네요.

물론 그날을 위해 돈은 열심히 벌어야겠지만요! 오늘도 인류의 과학을 위해 튜브 음식을 짜 먹으며 고생하시는 우주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sr4S0Xe4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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