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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고립과 2년의 기다림: 우주인의 우주탐사 시간

by ulog 2026. 3. 6.

국제우주정거장(ISS) 내부에서 한국인 여성 우주인이 자신의 수면 공간 벽에 붙은 가족 사진과 아이들의 그림을 만지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우주인의 가족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우주인들은 그럼 지구에서 떠나서 얼마나 머물 수 있고, 가족의 품으로 언제 가서 편한침대에 누울 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불편하고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 오래 머물면 너무 힘들테니까요.

알아보니 우주인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한 번 올라가면 보통 6개월(약 180일) 동안 머문다고 합니다. 왜 하필 6개월일까요? 이는 인간의 신체가 무중력 상태에서 골밀도 저하나 근육 위축을 감당하며 버틸 수 있는 물리적 마지노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6개월이면 바로 집에가서 쉴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6개월의 '진짜 임무'를 위해 우주인들이 지불하는 시간은 훨씬 더 길다고 합니다. 우주복을 입기 전, 최소 2년(약 730일)의 집중 훈련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해요. 만일 아이를 키우는 우주인이라면 아이가 훌쩍 자라고, 가족의 소소한 일상이 흘러가는 그 시간의 대부분을 훈련장과 영상통화로만 채워야 하는 셈입니다.

부모도 우주인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환영받는 이유"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우주인이 될 수 있을까요? 아이를 떼놓기가 어렵고 심리적인 문제도 많이 고려해서 뽑는다니 이런 경우 선발대상에서 제외되는게 아닐까 궁금해졌습니다. 보통은 워킹맘/워킹대디기만 해도 힘들다고 하니까 말이에요. "어린 자녀가 있는데 위험하고 먼 우주에 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거든요. 일단 저만해도 일을 하려다가도 근무시간이 맞는 곳이 없어서 취업에 성공했는데도 취업을 하지 않고 집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하지만 NASA나 ESA 같은 항공우주국에서는 오히려 자녀가 있는 부모 우주인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부모만이 가진 '강철 같은 정신력' 때문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겪는 수많은 돌발 상황과 인내의 시간은 우주선 안의 극한 환경을 견디는 데 큰 자산이 됩니다. 기저귀를 갈고 있는데 오줌을 얼굴을 향해 맞는다던가, 기저귀를 갈고 있다가 갑자기 분유포트에 데워 둔 물이 생각나서 가지러 간 사이 아이가 떨어진다던가 하는 상황은 육아를 하면 매번 겪는 일이긴 하죠. 저 또한 육아를 하면서 걱정 많은 성격도 덜해지고 일에도 집중하는 스타일이 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여성 우주인 니콜 스톳(Nicole Stott) 은 아들이 어릴 때 우주로 떠났고, 우주에서 아들이 그린 그림을 벽에 붙여두고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부모 우주인에게 자녀는 임무를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척박한 우주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가장 강력한 정신적 지주가 됩니다.
우주정거장은 시속 28,000km로 지구를 돕니다. 그래서 우주인들은 하루에 16번의 일출과 일몰을 봅니다. 90분마다 낮과 밤이 바뀌는 기묘한 시간 속에서, 부모 우주인들이 정신을 붙잡는 유일한 기준은 '지구의 시간'입니다.
협정 세계시(UTC)에 맞춰 철저하게 짜인 스케줄대로 움직이지만, 그들의 마음 시계는 늘 가족이 있는 집을 향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신생아는 3시간 주기로 잠을 자고 일어나니 신생아가 있는 부모 우주인의 경우는 아이가 이제 깼겠구나, 자겠구나 하고 재밌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아침에 일어나 지구를 내려다보며 "지금쯤 우리 아이는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그 짧은 찰나가, 2,000억 원짜리 우주복보다 더 든든하게 그들의 멘탈을 지탱해 줍니다.

가족을 다시 만나기 위한 '재활의 시간'

6개월의 임무를 마치고 지구에 착륙했다고 해서 바로 아이를 품에 안고 뛰어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중력에 익숙해진 몸은 지구의 중력을 '고통'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죠. 착륙 직후에는 혼자 걷는 것조차 힘들어 부축을 받아야 하며, 다시 지구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수개월의 재활 시간이 필요합니다. 임무는 6개월이었지만, 실제 가족과 온전하게 일상을 공유하기까지는 우주에 머물렀던 시간만큼의 인내와 노력이 한 번 더 필요한 셈입니다.

저는 간단한 수술을 했을 때만 해도 3-4일은 움직이지 못하니 맘껏 웃지도 못하고, 맘껏 먹지도 못해서 함께 있어도 뭔가 짐이 되는 기분이라 미안한 적이 있습니다. 우주인들은 그 만큼 더더욱 힘들겠죠. 

 

우주인의 삶을 들여다보니, 그들이 단순히 '별을 탐험하는 사람'이지만 그와 동시에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긴 시간을 견뎌내는 전문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2년의 고된 훈련과 6개월의 외로운 고립, 그리고 돌아온 뒤의 고통스러운 재활까지. 그 모든 시간을 버티게 하는 힘은 결국 "무사히 돌아가 가족을 안아주겠다"는 단 하나의 약속입니다.

저 역시 집에서 내 사업을 꾸려가며 아이와 부대끼는 이 평범한 일상이 가끔은 지치기도 하지만, 우주인들의 6개월을 생각하면 지금 내 손이 닿는 곳에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새삼 감사하게 됩니다. 오늘 여러분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고 있나요? 우주인의 6개월처럼, 여러분의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임무'로 가득 채워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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